그간 지내온 어떤 밤이 오늘보다 길었으랴. 창문 너머로 스며든 달빛에 가슴이 어질러져 뒤척인 시간이 흘러 흘러 너에게 닿기를 바라며 눈물지었던 무수한 밤. 카이. 난, 카이. 난 너를 너무나 사랑했다. 나지막이 속삭이듯 귓가에 전해져 온 말이 심장을 간지럽혔던 때가 있었어. 이름을 불러주며 살며시 웃던 너를 금방이라도 붙잡고 키스를 퍼붓고 싶던 내가 있었어...
1. 그것은 문득 찾아온 그리움이었다. 긴 하루의 마지막 걸음에서 잠시 돌아보면 생각나는 그것의 이름은, 허망함이었다. 2. 좁은 방을 감싼 검푸른 빛에 내 꿈마저 파랗게 물들던 추운 새벽이었다. 불완전한 의식 속 본능적으로 비를 체감하고, 살을 에는 추위에 두꺼운 이불 속으로 몸을 숨겼다. 마치 어머니의 포궁 속에서 웅크리는 태아처럼. 태양이 없는 아침,...
"카이, 너 이리 와." 웃고 있는 입매는 섬뜩한 분위기를 내뿜는다. 이후 일어날 불길한 미래를 예감한 카이는 주춤 물러나며 남자의 눈치를 살폈다. 뭐, 뭐 왜? 아니, 또 왜 그러는데? 빼액 소리치고 퇴로를 찾느라 분주하다. 남자는 슬며시 웃었다. 빠져나갈 문은 이미 제 등으로 단단히 막고 있음이다. "누가." "뭐!" "누가 우리 사귀는 거 그렇게 부정...
탁, 유리잔을 내려놓는 소음에 금발의 사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취기가 올라 멍한 눈동자가 제 눈앞의 잔을 바라보다 잔을 쥔 손의 주인에게로 향했다. 하얀 백발의 바텐더는 빙긋 웃으며 손을 떼었다. "서비스입니다." 아, 감사합니다…. 웅얼거리며 잔을 받아 든다. 따끈하게 열이 올랐던 손가락이 차가운 얼음잔을 감싸 안았다. "색깔이 예쁘죠." "아, 네...
아빠가 어릴 적부터 신신당부한 말이 있었다. 첫째는 담배 피우지 마라, 둘째는 주먹 쓰지 마라, 셋째는 사내연애 하지 마라 였다. 담배와 폭력을 막는 이유는 이해가 갔는데 왜 사내연애를 하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하셨는지, 그때는 미처 몰랐다. 이제 와 되돌아보니 아버지는 정말로 현명한 분이셨다. 젠장. “대리님, 저번 주 회의 때 나온 안건 말인데요.” 귓가...
1. 전구 2. 패배자
1. 전구 2. 낼름 - 모브카이 : 인외. TS. “너로구나.” 어둠의 장막을 가르고 사내가 들어섰다. 검은 자칼의 가면을 쓴 사내는 자신의 키와 비슷한 긴 지팡이로 바닥을 툭툭 쳤다. 황금의 모래가 쪼개지고 드러난 혼돈과 침묵의 땅 위에서 나신으로 누워있던 여자가 눈을 떴다. 숨 막히는 암흑에서 유일하게 빛이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그 사내의 등 ...
테일즈런너/TR/전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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